초기 부진 털고 ‘프리미엄 한우매장’으로 자리매김

고산미소한우 화성점은 전북의 1호 한우협동조합인 완주한우협동조합(이사장 국원호)이 완주군 고산면의 ‘고산미소한우’ 본점에 이어 개점한 2호점 식당이다.

지역의 면 단위 한우식당이라는 불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개점 첫해인 2013년 8월부터 하루평균 500여 명이 방문하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한우업계의 성공신화를 써 내려간 고산미소한우는 2015년 화성점 개점을 통해 수도권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에 나서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특히 화성점은 한우자조금의 ‘알뜰판매장 1호점 사업자’로 선정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판매를 통한 한우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한 사업 모델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2022년 개점 7년 차에 접어든 ‘고산미소한우 화성점’의 성장 스토리다.

지역의 한우 브랜드 식당의 수도권 진출을 성공시키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이지현 고산미소한우 화성점 점장.
지역의 한우 브랜드 식당의 수도권 진출을 성공시키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이지현 고산미소한우 화성점 점장.

수도권 진출 ‘모험의 길’을 선택하다

고산미소한우의 수도권 진출은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동시에 모험이었다.

국내 굴지의 한우브랜드와 축협들이 서울과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매장을 개점하며 공을 들였지만 수도권 지역 텃새와 높은 임대료 등 여러 난관에 부딪혔고, 결국엔 줄줄이 매장을 철수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고산미소 화성점이 전체면적 641㎡(1,943평)에 2개 동으로 지어진 건물을 직접 매입한 것도 이 같은 사례와 무관치 않았다.

프리미엄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많은 화성점은 근간지방등의 손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프리미엄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많은 화성점은 근간지방등의 손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은 수도권 진출 성공을 위해 군비 3억 원, 자조금 2억 여원 지원과 자부담 21억 원 등 총 24억여 원을 투입해 웨딩하우스로 사용되던 식당 건물을 직접 매입했다.

임대료 문제를 덜면서 초기 경영 부담을 낮추긴 했지만, 매장 운영이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고산미소 화성점의 위치는 차들이 오가는 대로변에서 약 250여 미터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눈에 띄는 장소는 아니었다.

고산미소 화성점의 내부 전경 모습.
고산미소 화성점의 내부 전경 모습.

대로변 입구에 세움 간판을 세워두긴 했지만, 각종 도로공사가 진행될 때 마다 철거해야 해서 식당 홍보에 적잖은 애를 먹어야 했다.

당시 화성점 운영을 총괄했던 박일진 전 완주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와 이지현 점장은 식당 주변에 일일이 전단지를 배포하는 한편, 화성시의 각종 단체와 여성모임, 동호회 회원 등을 초청해 ‘한우이야기’라는 주제로 소비자 간담회를 주재하며 ‘한우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매개의 장’으로서 고산미소한우 홍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본점 성공 전략 그대로 도입했지만…. 화성에선?

고산미소한우 본점의 성공 전략은 화성점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의 한우농가가 직접 생산한 한우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함으로써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이윤은 생산자들의 소득 보전과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가격에 한우고기를 소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농가는 판로 걱정 없이 더 좋은 가격에 한우를 팔고, 소비자는 시중의 한우식당보다 20~30% 싼값에 좋은 한우를 즐길 수 있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윈윈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하지만 화성점에선 본점의 성공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양질의 한우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한우농가 직영식당의 최대 강점을 적극 알렸지만, 화성점에선 호응을 얻지 못했다.

2015년 10월 개점 이후 매출은 감소세를 면하며 유지되었을 뿐 이렇다 할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협동조합 내부에서도 수도권 진출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됐다.

‘화성점이 1년을 넘긴다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며 실패를 단언하는 이들도 생겼다.

하지만 완주한우협동조합과 본점 식당을 성공의 반석에 올려놓은 초대 조영호 조합장과 박일진 총무이사 등은 수도권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출구 전략에 머리를 맞댔다.

수도권 시장에 맞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탈바꿈

화성점이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된 건 식당 매출의 철저한 분석과 대응에 있었다.

박일진 이사와 이지현 점장 등 관계자들은 화성점의 등급 및 부위별 매출 추이와 방문객들의 평판을 면밀히 분석하며 판매량이 증가하는 상품군을 별도로 분류하는 한편,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상품군과 그렇지 못했던 상품군을 점검하며 판매 부위와 구성을 리셋해 나갔다.

오랜 시간 동안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본점의 경우 윗등심과 아랫등심, 등급에 상관없이 한우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면, 화성점은 ‘아랫등심’ 선호가 두드러졌다.

등급의 경우 1++등급 가운데서도 8번과 9번 등급의 매출 비중이 높았고, 국거리와 불고기도 1++등급 상품의 평판이 좋았다.

 

특수부위 소비가 많지 않은 본점과 달리 화성점은 토시살, 안창살 등 특수부위를 찾는 소비자들도 꾸준했다.

한 점을 먹어도 좀 더 맛있는 한우, 100g에 1~2만 원을 더 주더라도 가장 맛있는 한우를 먹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화성이었습니다. 언제, 어느 때 방문해도 안창, 토시 등의 특수부위가 항상 구비되어 있는 곳, 화성점에는 그런 한우 판매점이 필요했습니다.

이지현 점장의 말이다.

실제로 화성시는 SK매직, 현대트랜시스, 로얄앤컴퍼니를 비롯한 해병대 사령부 등 굴지의 국내 기업과 부대가 포진해 있는 데다 국가산업단지와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20개가 조성되어 있는 다양한 제조업이 진출한 기업도시이다.

이지현 점장은 “2021년을 기준 해 화성에 소재한 공장이 1만 1천여곳에 달했다. 중견기업 CEO와 관계자들이 찾는 고품격 한우고기 시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 도약의 기회가 되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는 화성점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했다.

화성점은 대로변과 한참 떨어진 데다 주위에 너른 공간의 조경이 잘 조성되어 있어 한적한 곳을 찾는 소비자 요구와 맞아 떨어졌다.

5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며 상품군을 재구성하면서 1++등급 가운데서도 8, 9번 등급만을 비유전자변형(NON GMO) 방식으로 사육된 한우고기만 취급하면서 ‘프리미엄 한우’를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CEO들로부터 ‘고산미소한우 화성점’은 프리미엄 한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라는 정보가 공유되면서 재방문이 늘었다.

여기에 화성점을 찾았던 고객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직접 고산한우를 홍보하면서 화성에서 ‘가장 맛있는 한우전문점’으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식당운영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고객의 요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이걸 놓치면 식당은 망하는 거고, 꾸준히 반영하고 노력하면 살아남는 거죠. 고산미소 화성점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는 비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방문객들의 요구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소비자들이 찾는 식당을 만들게 된거죠.

이지현 점장은 화성점의 성공비결을 이같이 분석했다.

프리미엄 시장 진입 단계...완성 이뤄내고파

현재 화성점에선 등심 100g 기준 2만 원에 판매한다. 고산미소 본점과 약 2배 차이가 난다.

아랫등심만을 지방을 모두 손질해 판매하는데, 윗등심, 아랫등심을 섞어 판매가격을 낮추는 것보다 이러한 가격과 판매방식이 훨씬 호응이 높다.

고산미소의 대표메뉴중 하나인 고산미소 정식
고산미소의 대표메뉴중 하나인 고산미소 정식

불고기와 국거리도 1++등급만을 취급한다.

다양하다 할 만큼 많았던 점심 메뉴들도 갈비탕과 불고기가 나오는 미소한상(한정식, 1인당 2만 원)으로 대폭 줄이며 간소화했다. 특별한 날 한우고기를 찾는다는 컨셉에서 착안해 개발한 한우 케이크(900g, 25만 원)도 화성점의 특별한 메뉴다.

화성점은 지난해부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등 개점 7년만에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누구도 하지 못했던 수도권 진출에 성공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이지현 점장은 이제 막 프리미엄 한우식당의 시작단계에 진입한 만큼, 이를 완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과 시간은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고객과 시장을 알았으니까요. 화성점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완벽하게 도약할 수 있도록 완주한우협동조합 모두가 공동의 목표로 힘을 합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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